송상화 교수

2022년 3월 7일24분

[Lecture] 블록체인의 물류 산업 응용 방안

파편화되어 운영되는 물류 산업은 플랫폼과 같은 중앙집중형 화물 중개 서비스를 필요로 하지만, 플랫폼에 대한 종속성을 우려하여 블록체인과 같은 분산형 물류 체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본 내용은 2018년 대한상공회의소 물류 인사이트 보고서로 작성된 내용을 정리하여 제공합니다. 원문 보고서는 https://www.korcham.net/nCham/Service/Economy/appl/PublishDataList.asp 에서 다운로드 가능합니다. 추후 2018년 이후의 변화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여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블록체인이란 무엇인가?

2. 블록체인을 물류 및 SCM에 적용한 사례들

3. 블록체인은 어떤 환경에서 효과가 있을까?

4. 블록체인 기술의 한계는 무엇인가?

5.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물류/SCM의 미래는?


1. 블록체인이란 무엇인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열풍과 함께 주목받기 시작한 블록체인 기술은 다수의 참여자들이 동시에 정보를 공유하고 기록을 관리하는 분산형 (Distributed) 거래 기록 시스템을 의미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여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비트코인을 살펴보면 분산형 (Distributed) 시스템과 중앙집중형 (Centralized) 시스템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중앙집중형 네트워크 관리 체계로 운영되는 기존의 은행 시스템은 은행 내부의 대규모 서버 시스템에 저장되어 있는 계좌 정보를 활용하여 저축에서 송금에 이르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거래의 효율성을 높였다.

하지만, 중앙의 서버를 관리하는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였고 해커가 중앙의 서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면 전체 금융 네트워크의 보안에 문제가 생기는 단점이 있었다. 해커들은 네트워크 전체를 관리하는 일부의 서버에 해킹 공격을 집중함으로써 네트워크를 교란하고 거래를 마비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 그림 | 거래 기록 시스템 구조도 (출처:  Does it matter who came first Blockchain or Bitcoin?, Satoshi)

탈중앙화된 (Decentralized) 네트워크 실제 금융 서비스는 하나의 금융기관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금융기관이 협력하여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Decentralized Network 형태이며, 지역별 중앙집중형 네트워크가 상호 연계된 형태로 볼 수 있다. 중앙집중형 시스템과 유사하게 전체 네트워크를 소수의 중요 서버들이 연결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기에 완벽한 중앙집중형 네트워크에 비해 특정 서버에 대한 해킹이 특정 지역에 한정되는 장점은 있으나 여전히 소수의 중요 서버들이 네트워크를 관리한다는 측면에서 완벽한 보안을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

반면 분산형 (Distributed) 네트워크로 구성된 비트코인의 경우 별도의 서버없이 시스템 내 컴퓨터에 동일한 거래 기록이 복사되어 공동으로 관리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이를 분산형 원장 (Distributed Ledger) 시스템이라 부르는데, 특정 컴퓨터가 해당 지역을 관리하는 형태가 아니라 참여자들이 모두 동등하게 거래 기록을 복사하고 공유하고 있기에 특정 컴퓨터를 해킹한다 하더라도 전체 네트워크 보안에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대규모 정보처리 능력을 갖춘 중앙집중형 네트워크는 중앙에 몰려있는 서버들을 관리하고 유지보수하는데 큰 비용이 들어가는 반면 분산형 네트워크는 중앙집중형 네트워크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관리하면서도 보안은 오히려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기에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는 것이다.

비트코인을 바탕으로 블록체인이 거래 정보를 생성하고, 거래 기록을 유지하는 방식을 살펴보면 그림2와 같이 설명할 수 있다. 먼저 A가 B에게 송금하고자 할 경우 해당 정보는 블록에 저장되어 전체 참여자에게 전송된다. 모든 참여자들은 해당 거래의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를 거쳐 거래 기록이 정상적임을 상호 합의하게 되고, 승인된 블록은 체인 형태로 연결되어 있는 블록체인에 저장되기 때문에 향후 특정 거래 기록을 위변조하고자 할 경우 모든 참여자의 거래 기록을 위변조하면서 동시에 블록체인을 거슬러 올라가며 데이터를 수정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되어 위변조가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

| 그림 | 블록체인 프로세스 (출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분산형 거래 기록 시스템이 효과를 발휘하는 영역은 다수의 참여자가 복잡하게 얽혀있으면서 동시에 동시다발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거래 참여자가 많지 않을 경우 소수의 독점 기관이 전체 거래 기록 시스템을 관리하는 방식이 효율적이지만, 국제 무역이나 물류, 공급망과 같이 상품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포워더, 해운선사, 항만관리청, 항만 하역, 내륙 운송 업체 등 다수의 참여자가 다양한 문서를 주고 받고 거래 기록의 정합성을 체크하는 복잡한 네트워크에서는 특정 독점 기관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블록체인과 같은 분산형 거래 기록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국제 물류의 경우 보험, 통관 및 관세, 운송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하고 있기에 이들을 특정 기관이나 국가가 통합적으로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표준화에 기반하여 분산형으로 거래기록을 공유하고 관리하는 것이 국제 물류의 실시간 가시성을 높이고 보안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 그림 | Blockchain 기반 국제 물류 프로세스 예시(출처: BlockChain Ports Global Trades, WEForum)

블록체인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블록체인 구조와 이론, 위키북스 출판 참고)

가. 블록은 시간순서대로 정렬된다.

거래 기록은 블록이라는 단위로 시간별로 이어져 있어 특정 시간의 상태는 과거의 거래 기록을 순서대로 추적하여 판단된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의 잔액을 파악하고자 한다면 A와 관련된 블록들을 과거부터 순서대로 추적하여 현재까지의 송금 및 입금 내역을 비교함으로써 잔액을 판단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만약 분산형 거래 기록 시스템을 시간 순으로 정렬된 블록의 형태로 관리하지 않고 특정 시간대의 잔액을 블록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경우 해당 블록만 수정하면 잔액을 바꿀 수 있기에 보안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시간 순서대로 거래 기록을 저장해둠으로써 거래 기록의 신뢰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나. 분산형 시스템이다.

중앙의 주요 서버가 거래기록을 독점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내 분산된 전체의 참여자가 함께 관리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보안에 보다 강한 특징이 있다. 특히, 전체 참여자가 블록체인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보상을 얻을 수 있기에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낮은 수수료를 지불하고도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분산형 시스템이기에 별도의 중앙 관리자나 플랫폼에 의존도가 낮아지고 거래 기록의 타당성을 전체 참가자가 합의 후 검증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 그림 | 비트코인의 분산합의 프로세스(출처: 블록체인 및 비트코인 보안 기술, 금융보안원)

중앙집중형 시스템은 특정 거래의 정합성을 자체 보관 장부를 확인함으로써 즉시 파악 가능하지만, 장부가 전체 네트워크에 분산되어 있는 분산형 시스템에서는 거래기록의 정합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차별화된다. 분산형 시스템에서는 거래기록의 정합성을 시스템 참여자간의 합의를 통해 확인하게 되는데, 비트코인의 경우 매10분마다 거래 기록을 블록으로 묶어 이를 블록체인에 연결하는 과정에서 거래기록 정합성이 합의되고 승인된다.

10분 동안 이루어진 거래들을 하나의 블록으로 생성하는 것을 “마이닝” 혹은 “채굴”이라고 부르는데,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어 정답을 먼저 찾은 참여자가 블록을 생성할 권리를 가지게 된다. 생성된 블록은 전체 네트워크에 전달되어 전체 참여자들이 해당 블록을 검증하게 되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블록을 생성한 참여자에게 보상으로 비트코인 제공 및 해당 블록을 전체 참여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분산형 거래 기록 원장에 기록하는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블록 생성 과정을 살펴보면 결국 매10분마다 거래기록을 블록으로 묶어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과정이 끝나야 비로소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승인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블록체인 시스템은 거래가 이루어진 후 정상 거래로 승인받을 때까지 일정 기간의 채굴 시간을 피할 수 없는 한계가 존재한다. 하지만, 거래기록을 위변조하기 위해서는 전체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컴퓨터의 50% 이상을 동시에 위변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에 거래기록 증빙에 적합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블록을 생성하는 채굴 과정에서 복잡한 문제를 다른 참여자보다 먼저 해결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각각의 참여자는 더 빠른 컴퓨터를 투입하게 되고, 이러한 경쟁을 통해 전체 시스템은 수수료를 높이지 않고도 처리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 블록체인은 투명하고 확장성이 높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이 공개된 오픈 소스를 활용할 경우 기존 코드를 확장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손쉽게 개발할 수 있고, 모든 거래기록을 전체 참여자가 공유함으로써 거래 양성화 및 규제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과 금융의 변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 블록체인을 물류 및 SCM에 적용한 사례들

블록체인 기술은 비트코인, 리플 등 암호화폐에 적용되어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지만, 최근 실물 경제 분야에서도 실증 테스트 사례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문상영, 송상화, 원승환, 정태수 2017, 신기술 등장에 따른 미래 물류기술 발굴 및 적용방안 연구,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 연구 보고서).

아직 블록체인 기반 실증 프로젝트를 넘어 본격적으로 물류 및 SCM 분야에 상용화된 사례는 없으나, IBM, Microsoft 등을 중심으로 기반 기술이 개발되고 있고 이더리움 등 퍼블릭 블록체인을 연계한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고 있어 가까운 시일 내에 다양한 상용화 사례가 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본 글에서는 블록체인이 실물 거래 관련 분야에서 실증 테스트된 사례 및 물류/SCM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례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1) 블록체인 기반 거래 지원 및 추적 시스템 실증 사례

블록체인 기술을 실물경제에 적용하는 사례에 있어 차세대 스마트 에너지 관리 및 유통 분야의 가짜 상품, 원산치 추적 등의 분야에 기술 실증 테스트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가. BlockCharge : 전기차 충전 인프라 관리 (개인간 충전 서비스 거래)

2016년 가을 에너지 기업 RWE와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Slock.it은 전기차 충전을 위한 블록체인 시스템을 발표하였다 (Zimakova, “BlockCharge: the blockchain-based solution for charging electric cars,” linkedin blog).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나타나는 문제점 중 하나는 기존의 주유소와 같이 거대 에너지 기업이 소유한 플랫폼이 정착되지 못함에 따라 충분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기존 주유소와 같이 편리하고 널리 분포된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하지만, 전기차 보급 속도가 충분하지 않아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더딘 상황인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누구나 자기 집 앞, 사무실 앞, 빌딩 앞에 설치하고 전기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산형 플랫폼으로써 BlockCharge 아이디어가 제안되었다.

블록체인 기반 BlockCharge 시스템은 충전 인프라 설치 후 해당 인프라를 플랫폼에 등록하면 이더리움 기반 스마트 계약을 통해 전기차 충전 및 이에 따른 정산, 대금 지불이 실시간으로 처리되는 구조를 채택하였다. 기존 시스템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설치시 고가의 충전 장비를 설치할 필요없이 스마트 플러그라는 충전 장비와 연계하여 전기차 충전소를 별도로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 그림 | BlockCharge 시스템 거래 프로세스(출처: 블록체인 개념 및 활용사례 분석, 전력경제리뷰)

BlockCharge 플랫폼에 가입한 전기차 소유주는 스마트 플러그를 가지고 다니다 플랫폼에 가입한 곳에 있는 콘센트에 플러그를 꼽고 전기차를 충전하면 된다. 이를 통해 전기차 소유주 입장에서는 전기차 충전소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고, 충전소 소유주 역시 충전소 인프라 설치에 많은 돈을 투자할 필요없이 그냥 자신의 집이나 사무실, 주차장, 빌딩의 콘센트를 BlockCharge 플랫폼에 등록만 하면 바로 전기차 충전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서비스가 기대되고 있다.

나. TransActiveGrid: 소규모 전력 생산 및 개인간 거래 지원 시스템

뉴욕주 브루클린 (Brooklyn)에서는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한 개인들이 생산한 전력을 인근의 소비처에 판매하는 개인간 전력 거래 시스템이 테스트되고 있다. 각각의 가정이나 빌딩이 설치한 태양광 발전 설비에서 생산한 잉여 전력을 기존에는 대규모 전력 회사에 판매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으나, TransActiveGrid 시스템에서는 개인들이 잉여전력을 사고파는 것이 가능하도록 분산형 전력 거래 시스템을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하여 실증 테스트하고 있다 (Blockchain used to power Brooklyn microgrid for solar energy re-sale, ComputerWorld).

| 그림 | TransactiveGrid: Brooklyn 전력거래 프로세스(출처: Blockchain in Supply Chain, IBM)

2016년 4월 에너지 분야 스타트업인 LO3 Energy에서 브루클린 지역에 TransActiveGrid를 설치하고 블록체인 기반 전력 거래 플랫폼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블록체인 플랫폼에 가입한 개별 가정은 자신의 태양광 발전기에서 생산한 전력을 실시간으로 다른 가정에 공급하고 대금을 실시간으로 정산받는 구조가 채택되었다.

태양광 에너지는 특성상 낮 시간대에 생산량이 증가하지만, 기상 조건에 따라 각 발전기 설치 가정이나 빌딩에서 필요로 하는 수요 이상의 전력 생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므로 이를 해당 시간대에 전력을 추가로 필요로 하는 수요처에 판매하는 것은 전력 생산 및 공급 측면에서 제약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향후 지역 단위의 충전 배터리를 설치하여 잉여 전력을 해당 시간대에 판매하거나 혹은 에너지 저장시설에 전력을 저장하였다가 필요할 때 판매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전력 거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대금정산에 이르는 전체의 복잡한 계약 구조를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여 대규모 전력 그리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각 지역별 블록체인 기반 소규모 마이크로 전력 그리드들이 전력을 유연하게 공급할 수 있어 대규모 전력 시스템을 보완하는 의미있는 시도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 Streamium: 개인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Streamium 서비스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유튜브나 Netflix와 같이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이를 시청하는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실증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Streamium Decentralizes Streaming so Content Producers Get Paid Bitcoins in Real Time, ccn.com)

| 그림 | Streamium의 서비스 개요도 (출처: ccn.com)

일반적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중앙집중형 서버 시스템을 구현하고 모든 동영상 데이터를 중앙의 서버에 관리하는 구조로 되어 있지만, Streamium은 특별한 플랫폼없이 누구나 손쉽게 동영상 스티리밍 서비스를 시작하고 시청자들이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를 도입하고자 하였다. Streamium 서비스의 베타 테스트가 끝난 이후 상용화로는 연결되지 않았지만, 특정 플랫폼에의 종속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누구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당한 비용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테스트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테스트였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라. Everledger: 다이아몬드 거래 이력 관리 서비스

다이아몬드와 같은 고가품은 가짜 다이아몬드나 정보가 위변조될 경우 피해가 크기 때문에 거래 기록과 유통 추적에 필요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유지 관리할 필요가 있다. 영국의 Everledger사는 다이아몬드 거래와 관련된 정보를 블록체인에 보관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그림 | Everledger의 다이아몬드 특성 분석 예시 (출처: altoros.com)

다이아몬드 거래에 있어 거래 기록을 보증하고 위조품을 막기 위해 Everledger는 다이아몬드의 특성을 다양하게 추출하고 이를 Machine Vision 기술과 결합하여 각각의 다이아몬드를 구분한 다음 다이아몬드 거래 기록을 블록체인에 기록해둠으로써 향후 발생가능한 위조나 변조, 거래기록 조작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매번 다이아몬드 거래가 일어날 때 마다 해당 다이아몬드를 사진으로 찍고 관련된 기록 및 보험 정보 등을 블록체인에 저장함으로써 향후 거래 기록을 위조하려고 하면 과거의 블록체인 정보를 모두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위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를 도입하였다. 특히, Machine Vision 기술을 적용하여 다이아몬드를 식별함으로써 거래기록과 실물 다이아몬드를 매칭할 수 있어 정확도를 큰폭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 Close Look at Everledger—How Blockchain Secures Luxury Goods, altor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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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디지털화된 거래 정보와 실물 다이아몬드를 Machine Vision 기술을 활용하여 상호 매칭하는 부분이다. 거래 이력이 완벽하다 하더라도 블록체인에 디지털 정보가 저장된 다이아몬드와 실제 거래되는 다이아몬드가 동일한 제품임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거래 기록 관리의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할 수 밖에 없다. 이 부분이 향후 블록체인 시스템의 중요 이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Everledger의 Machine Vision 기반 블록체인 시스템 실증 테스트가 주목받고 있다.

2) 블록체인 기반 국제 물류 관리 시스템 실증 사례

블록체인 기술이 활발히 테스트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해상운송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물류 및 무역 부분이다. 국가간 무역 거래의 경우 하나의 컨테이너가 국경을 넘어 운송되는 과정에서 무역 및 통관, 물류 관련 수많은 기업들이 참여함에 따라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이를 처리하는데 한계가 있어 왔다.

| 그림 | 블록체인의 물류 프로세스 혁신에 대한 미디어의 관심 변화 (출처: CBInsights)

특히, 특정 기업이나 국가, 기관에 종속되지 않고 전체 데이터를 공유하고 처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국가별 통관 정보시스템이나 무역 및 물류 관련 정보시스템이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경우에도 이를 전체 참여자가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공유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IBM과 Maersk의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는 케냐의 몸바사에서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항만까지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과정에서 30개 이상의 기업 및 기관이 200회 이상의 서류 작업을 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복잡한 프로세스와 서류 작업, 서로 다른 참여자간의 정보 공유 어려움 등은 분산형 블록체인 기반 거래 지원 시스템이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스타트업 분야 시장 정보 분석기관 CBInsights의 분석에 따르면 IBM과 Maersk의 실증 테스트 이후 블록체인의 국제물류 분야 응용에 대한 관심은 급격히 뜨거워졌으며, IBM과 Maersk가 국제물류 분야에서 최초의 블록체인 기반 실증 프로젝트를 추진한 2017년 초 이후 8개 이상의 컨소시엄이 형성되어 블록체인 실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그림 | 국제물류 분야에서의 Blockchain 실증사례 요약 (출처: CBInsights)

가. IBM + Maersk : 해상운송 블록체인 프로젝트

2017년 5월 IBM과 Maersk는 국제물류 분야에서의 블록체인 실증 프로젝트를 공개하였다. 퍼블릭 블록체인 기술 중 하나인 Hyperledger Fabric과 IBM 자체 기술을 결합하여 구현된 해당 프로젝트에서는 해상 운송 분야 최대 기업인 Maersk의 해상운송 프로세스에 블록체인을 도입하여 나타나는 문제점과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실증 프로젝트로 시작되었다 Maersk and IBM Unveil First Industry-Wide Cross-Border Supply Chain Solution on Blockchain, IBM News Release

| 그림 | IBM과 Maersk의 블록체인 플랫폼 실증 사례 (출처:IBM Blockchain Blog)

프로젝트를 통해 IBM과 Maersk는 서류 위변조, 데이터 오류, 운송에 소요되는 불필요한 시간 낭비, 재고 낭비 등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국제물류 프로세스에의 블록체인 기술 적용시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하여 로테르담항만, 뉴아크항만 (Newark), 미국 국토안보부 및 관세국경보호청이 참여하였고, Maersk의 정보기술 자회사인 Damco가 참여하여 원산지 증명 등과 관련된 정보시스템도 테스트하였다. 또한, 로테르담항으로 수입하는 케냐산 화훼 상품, 캘리포니아산 오렌지, 콜롬비아산 파인애플 등을 테스트함으로써 다양한 환경에서의 블록체인 기술을 테스트하였다.

해상운송에 들어가는 실제 운송 비용의 20% 정도가 서류 처리 및 관리 비용인 것으로 분석되었기에 블록체인 기술이 국제물류 프로세스 비용을 최소화하고 정보 가시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이를 위해 IBM과 Maersk는 국제물류 프로세스에서 처리되는 데이터의 표준화 및 오픈 API 개발에 노력하였다.

파일럿 프로젝트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IBM과 Maersk는 2018년 1월 블록체인 기반 국제물류 프로세스를 지원할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기로 합의하였다 Maersk and IBM to Form Joint Venture Applying Blockchain to Improve Global Trade and Digitize Supply Chains, IBM News Release

IBM과 Maersk의 분석에 따르면 매년 4조 달러 이상의 상품이 국제 운송되고 있고, 소비자들이 매일 사용하는 상품의 80% 이상이 해상운송을 통해 국제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무역 및 물류 프로세스 정보화는 글로벌 물동량을 15% 이상 향상시키고 운송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었다. IBM과 Maersk의 조인트벤처는 국제물류 프로세스에서의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IBM의 플랫폼에서 구동하고, Maersk를 통해 실증하는 방식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 Port of Antwerp : 항만 블록체인 프로젝트

안트워프 항만은 자체 설립 스타트업 T-mining을 통해 2017년 6월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시작하였다 Antwerp start-up T-Mining develops Blockchain solution for safe, efficient container release, Port of Antwerp News Release

국제물류 및 해상운송 프로세스에 초점을 맞춘 Maersk 사례와 달리 안트워프 항만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항만과 관련된 프로세스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포워딩 기업, 컨테이너 트럭운송 기업, 해운선사 등 항만을 통해 화물을 이동하는데 참여하는 기업들이 프로세스 지연을 막고 활발히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인 것이다.

T-mining에서 초점을 맞추는 프로젝트는 크게 3가지로 블록체인의 스마트 계약 기능을 활용하여 컨테이너 통관에 따른 소유권 이전을 손쉽게 지원하고, 트럭과 항만간 정보 공유를 지원하여 트럭이 컨테이너를 빠르게 운송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또한, 선사와 포워더, 화주간 정보 공유를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원활히 지원함으로써 항만 하역에서 컨테이너 운송까지 전체 시간을 최소화하고 정보 오류 등을 없애 전체 비용과 시간을 큰 폭으로 낮추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 그림 | T-mining의 블록체인 기술 적용 사례 예시 (출처: T-mining presentation at BlockChain Vlaanderen)

다. IBM + PIL + PSA : 싱가포르 항만 블록체인 프로젝트

IBM은 싱가포르 항만을 통해 수출입되는 국제물류프로세스에 대해 Maersk와 유사한 블록체인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싱가포르 항만을 관리하는 PSA와 글로벌 해운선사 PIL이 참여하여 싱가포르 항만에서의 다양한 시나리오 하에 블록체인 플랫폼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테스트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세계적 수준의 환적 화물 항만을 운영하고 있기에 싱가프로 항만에서의 블록체인 실증 프로젝트는 다양한 환경에서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블록체인이 개선할 수 있는 기대효과를 검증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7년 8월 시작된 실증 프로젝트는 2018년 2월 완료되었으며, 중국의 충칭에서 남부운송회랑 (Southern Transport Corridor)을 통해 싱가포르로 운송되는 화물에 대해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한 거래 기록 추적을 테스트하였다. 주로 철도 운송과 해상 운송, 항만 운영 등을 연계하는데 초점을 맞추었으며, 이번 테스트를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되었다 “PIL, PSA, IBM Conclude Blockchain Trial from Chongqing to Singapore”, World Maritime News

  • 선사 (Shipping Line) : 컨테이너 운송 열차를 통해 화물을 연계수송하는 경우 화물운송 요청 및 열차 운송가능용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하여 전체 국제물류 프로세스 효율화 가능

  • 철도 운송 사업자 (Block-train Operator) : 보다 투명한 철도 운송 예약-실행 프로세스 도입 및 실시간 관리 가능

  • 항만 운영자 (Terminal Operator) : 철도운송 사업자와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이벤트 발생시 이를 실시간으로 파악 가능

  • 철도 관리청 (Railway Bureau) : 철도를 통해 운영되는 철도 운송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철도 운송 사업자로부터의 열차 운행 요청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 가능

IBM과 PSA, PIL 간 정보 공유 및 프로세스 연계를 통해 복잡한 사업자들이 참여한는 환경에서 블록체인 플랫폼이 가져올 실시간 관리의 효율성이 일정 부분 확인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라. NTT Data 컨소시엄 : 글로벌 무역-물류 블록체인 서비스

NTT Data는 금융, 보험, 무역, 물류 관련 기업들과의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국제 무역 및 물류 프로세스에서의 다양한 시나리오별 블록체인 적용 방안에 대해 실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IT Giant NTT Data Enlists 13 Companies for Blockchain Consortium, coindesk

해운선사 (MOL, KKK, NYK Line), 무역 (Marubeni), 금융/보험 (Mitsui Sumitomo Insurance, Mizuho Financial Group), 물류 (Nippon Express) 등 각 분야별 대표 기업이 참여하는 일본 대표 블록체인 컨소시엄으로써 2017년 하반기 실증 테스트를 통해 블록체인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2018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발표되었다.

IBM과 Maersk의 국제물류 블록체인 실증 테스트가 물류 프로세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NTT Data 중심의 일본 블록체인 컨소시엄은 무역 및 금융/보험을 포함하는 국가간 거래 전반의 시나리오를 테스트하고 있다.

| 그림 | 프로세스 구성 및 프로젝트 진행 단계 (출처: NYK, NTT Data)

라. Marine Transport International: 국제물류 블록체인 서비스

포워딩 기업 MTI는 Agility Science와 함께 컨테이너 해상 운송에 있어서의 블록체인 기반 거래 기록 및 관리 시스템 테스트 결과를 2017년 발표하였다 Blockchain System Successfully Deployed to Revolutionise the Logistics Industry, MTI News Release

| 그림 | MTI 블록체인 서비스 프로세스 (출처: MTI 보도자료)

MTI의 블록체인 시스템은 국제물류 프로세스에 참여하는 소규모 영세 기업들도 손쉽게 블록체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EDI, API, email 등 다양한 메시지 서비스와의 연동, 국제해사기구 IMO의 SOLAS VGM을 고려한 기업간 연계성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VGM 관련 데이터를 프로세스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거래 기록을 추적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하여 과거의 단절되고 복잡한 프로세스보다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의 해운 선사인 Maersk의 정보시스템이 랜섬웨어 해킹공격에 의해 다운되어 프로세스 운영이 마비된 사건 이후 국제 물류 프로세스에서의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에 공개됨으로써 더 많은 관심을 끌었다.

마. DB Schenker + DPWA + HamburgSud : 국제물류 블록체인 서비스

DP World Australia, DB Schenker, Hamburg Sud, 호주 와이너리 IUS는 호주에서 생산하여 중국으로 수출하는 와인 상품에 대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2017년 6월 성공적으로 테스트하였다. 8,100km에 이르는 전체 물류 프로세스에서 와인 수출과 관련된 데이터가 문제없이 기록되고 공유될 수 있음을 테스트하였고, KPMG는 데이터의 검증을 맡아 이중기록이나 위변조없이 정상적으로 작동됨을 확인하였다 DB Schenker, DPWA and Hamburg Sud join forces for blockchain trial, Logistics & Material Handling

2018년 2월에는 파일럿 테스트에 참여했던 기업을 중심으로 호주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블록체인 서비스의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하였다. 실증테스트에서 블록체인 도입에 따른 기대효과로 수작업 기반 서류 작업을 디지털화함에 따른 비용 절감, 실시간 공급망 가시성 확보 및 이에 따른 가짜 상품/원산지 증명에 필요한 비용 절감이 제시되었다.

바. Port of Rotterdam : 블록체인 프로젝트 BlockLab

유럽 최대의 항만 중 하나인 로테르담 항만은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을 테스트하기 위하여 블록체인 연구에 특화된 BlockLab을 2017년 가을 신설하였다. BlockLab은 첫 번째 프로젝트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인 Exact 및 ABN AMRO 은행과 협력하여 블록체인 기반 어플을 개발할 예정이며, 항만 뿐 아니라 에너지 관리 등 관련 분야에 모두 적용가능한 블록체인 기술 및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 Europe’s Largest Port Launches Blockchain Research Lab, coindesk

BlockLab의 주요 연구 분야는 블록체인 기반 기술, 보안 메커니즘, Machine-to-Machine 인터페이스, 거래 정보 관리 및 이력 추적, 블록 채굴 및 합의 프로세스, 스마트 계약 등이 있다.

| 그림 | BlockLab의 Blockchain 연구분야 소개 (출처: BlockLab.NL)

로테르담 항만은 2016년 겨울 ABN AMRO 은행, 델프트대학, NOASR 협회, 화훼 경매소 Royal FloraHolland, Windesheim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와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결성하였으며, 화훼 상품의 거래에 있어서의 거래 기록 및 계약 내용을 상호 공유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2년 동안 테스트할 계획이다 Europe's Biggest Shipping Port Tests Blockchain Logistics, coindesk

사. 국내 민관합동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 발족

글로벌 물류 및 무역, 금융 산업이 블록체인에 기반한 거래 기록 및 관리 서비스 실증 테스트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정부, 국책연구기관, 물류기업, IT기업등이 참여하는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이 2017년 결성되었다.

| 그림 | 민관합동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의 블록체인 기반 수출통관 물류 서비스 개요도 (출처: 관세청 보도자료)

컨소시엄은 해양수산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세청, 부산항만공사, 현대상선, SM상선, 장금상선, 삼성SDS, 한국IBM 등이 참여하여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테스트하고 있으며, 비용 및 서비스, 공급망 가시성 측면에서 상당한 수준의 기대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차에 걸쳐 진행된 실증 테스트에서 화주-선사간 부킹, 선하증권 업무처리 간소화, 선사-세관간 세관신고 처리 간소화, 선사-터미널 선적정보 공유 간소화, 선사-화주간 A/N(Arrival Notice), D/O(Delivery order) 업무처리 간소화, 관련 주체간 컨테이너 정보 공유 간소화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 태풍의 눈 될까?”, 코리아쉬핑가제트)

이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블록체인 도입에 따른 기대효과가 있다.

  1. 사기 및 장기체화 리스크의 축소로, 선적단계에서 선적 화물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보 확보가 가능하여 거래 리스크를 대폭 낮출 수 있다.

  2. B/L 발급 관련 비용 감소 측면으로, 블록체인 상의 B/L 정보가 기존의 오리지널 B/L을 대체함으로써 발급 비용이 감소하고 정확도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3. 업무 프로세스 간소화가 가능하여, 화주의 각종 LOI (파손화물보상장) 수취 불필요 및 시스템을 통한 각종 담보 사항 공유로 DG(Danger)/OOG(Out Of Gauge) 애플리케이션 업무 대체, RF(리퍼컨테이너) 온도 정보 관리가 가능하다.

  4. 화주 측 화물정보 확보가 용이해 질 것으로 예상되며, 생산 계획 정보 등 화주 정보의 확보 및 활용을 통해 운영 프로세스 효율화가 가능해진다.

  5. 진입 장벽 축소에 따른 신규 수요 증대 측면으로, 문서가 디지털화되고 각종 서류/대관 업무가 축소되면 물류 진입장벽 축소 및 영업 가능 범위 확대, 수요 확장 가능 등의 장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 블록체인 기반 유통 물류 및 SCM 응용 서비스 실증 사례

블록체인 기술은 거래 이력 추적 및 위변조 확인, 계약 확인 및 대금 정산을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실물 거래에 널리 활용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실제 상품의 거래, 유통 물류 및 SCM 분야에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가. IBM + Walmart China : 돼지고기 거래 이력 추적 시스템

IBM은 중국 월마트와 협력하여 돼지고기 거래 이력 추적을 위한 블록체인 시스템을 2016년 10월 테스트 완료하였다 Walmart, IBM and Tsinghua University Explore the Use of Blockchain to Help Bring Safer Food to Dinner Tables Across China, IBM News Release

식품 안전성, 원산지 증명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유통시장에서 식품의 거래 이력을 추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기에 거래 이력 추적에 특화된 블록체인 기술은 가짜 식품을 퇴출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그림 | 돼지고기 이력 추적 블록체인 시스템(출처: Blockchain in Supply Chain, IBM)

특히, 유통과정에서의 온도 변화, 품질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농장에서 공장, 유통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식품 품질에 문제를 일으킬 요소를 제거하고 거래 비용을 최소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BM 최초의 실증 블록체인 테스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은 후 IBM은 2017년 12월 중국 최대의 온라인 유통 기업 중 하나인 징동 JD.com을 추가하여 월마트, 칭화대 등과 함께 중국 식품 안전 블록체인 연합을 결성하고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식품 거래 이력 추적 서비스의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결정하였다 Walmart, JD.com, IBM and Tsinghua University Launch a Blockchain Food Safety Alliance in China, IBM News Release

나. IBM + Nestle/Kroger 등 :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식품 공급망 관리

2017년 여름, 블록체인 분야를 이끌고 있는 IT기업 IBM이 Walmart, Nestle, Tyson Foods, Kroger, McCormick and Company, Dole 등과 함께 식품 공급망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컨소시엄을 결성하였다 Walmart, Kroger & Nestle Team with IBM Blockchain to Fight Food Poisoning, coindesk

블록체인 기반 거래 기록 관리 및 공유를 통해 글로벌 식품 공급망의 원산지 증명부터 품질 문제, 위변조, 가격, 계약 등을 통합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목표이며, 식품의 품질에 따른 건강 문제, 위생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그림 | 식품 품질 확인 및 추적 시스템 예시 (출처: IBM Demo, coindesk)

일반적 제조 공급망과 달리 식품 공급망은 식품의 품질을 원산지에서 최종 소비까지 전체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한데, 매우 다양하고 영세한 참여자들이 공급망 관리에 참여함에 따라 품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가짜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어려웠다. IBM과 식품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 Unilever : 블록체인 기반 Tea 공급망 관리

생활용품 분야 세계 최대 기업 중 하나인 Unilever는 블록체인 기술을 공급망 관리에 적용하기 위하여 Tea 공급망에 대한 기술 실증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Unilever teams with big banks on blockchain for supply chain, GreenBiz

Unilever는 영국 최대의 슈퍼마켓 운영 기업인 Sainsbury, 포장재 제조기업 Sappi, 금융기업 BNP Paribas, Barclays, Standard Chartered, 그리고 기술 중심 스타트업들과 협력하여 말라위의 농장에서부터 찻잎을 수확하여 Sainsbury 슈퍼마켓에 공급하는 전체 과정에서의 공급망 계약, 운송 등을 테스트할 계획이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블록체인 기술 적용 사례일 뿐 아니라 아프리카 지역의 소규모 영세 농장에 대한 소득 증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그림 | 식품 공급망에서의 블록체인 기술 적용 예시 (출처: sathguru.com)

Unilever는 먼저 10,000개 이상의 소규모 농장과 협력하여 친환경 농법으로 찻잎을 재배할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으로 구매해주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때 BNP Paribas 등의 은행을 소규모 농장에 대한 금융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여 필요한 설비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은행과 제조기업, 유통기업이 서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보다 투명한 방법으로 더 많은 정보를 자세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Unilever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단순히 공급망 거래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 뿐 아니라 찻잎의 원산지 증명부터 친환경 농법을 적용했는지 여부, 가짜 상품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공급망 관리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를 위해 영국 국제개발부 (Department of International Development) 역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Unilever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통해 전체 원재료를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 Blockchain in Transport Alliance (BiTA) : 화물 운송 및 공급망 관리

화물운송기업 UPS, FedEx, 타이어 제조사 Bridgestone, 트럭 및 엔진 개발 기업 Navistar, 철도운송 BNSF, 트럭 운송 전문 기업 Werner Enterprises, C.H. Robinson, YRC Worldwide,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IT기업 SAP 및 Salesforce.com 등은 공급망에서의 화물운송 및 상품 거래를 추적하기 위한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결성하였다 Say Hello to the Blockchain in Transport Alliance and Its 10 Brand-Name Members, The Motley Fool

화물운송 분야에 특화된 블록체인 컨소시엄으로써 BiTA는 단순히 화물운송을 중개하고 거래하는 기능 뿐 아니라 화물운송과 관련된 전체 공급망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파이낸싱, 부품 공급사, 클라우드 컴퓨팅 등 다양한 참여자들이 블록체인 기술 테스트에 협력하기로 하였다.

BiTA 홈페이지에 따르면 BiTA의 블록체인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 실제 응용 사례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실적/성과 기록 (Performance History): 각 참여기업들의 실적 및 성과를 오류없이 있는 그대로 기록해둠으로써 공급망 내 신뢰 형성에 노력

  • 차량 유지보수 (Vehicle Maintenance): 각 화물운송트럭의 수리 기록을 저장하고 투명하게 공유

  • 품질 보증 (Quality Assurance): 화물운송 과정에서 기록된 모든 정보 (사진 포함)를 투명하게 공유함으로써 화물운송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는데 기여

  • 컴플라이언스 (Compliance): 운송차량에 부착되어 있는 센서를 통해 기상 및 교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네트워크에 전송함으로써 이상상황 실시간 감지 및 대응

  • 용량 모니터링 (Capacity Monitoring): 운송에 투입가능한 트럭을 즉각 파악하고 관리

  • 대금 지급 및 가격 정책 (Payments and pricing): 실시간으로 정보를 파악하고 투명하게 공유함에 따라 과거 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활용한 최적 가격 설정 및 신속한 대금 지급 가능

  • 사기 탐지 (Fraud Detection): 블록체인에 기록된 거래 정보는 위변조가 불가능하여 사기, 위변조 등을 손쉽게 탐지 가능

  • 절도 방지 (Theft Prevention):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 센서를 연계하여 실시간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운송 중 화물에 대한 절도 등을 사전에 방지

BiTA를 통해 기업들은 블록체인을 화물 운송, 납품, 공급망 관리에 적용하기 위한 주요 사항들을 분석 및 테스트하고, 표준화하는데 노력할 것으로 알려져 있고, 200개 이상의 기업들이 가입 신청하여 화물운송과 관련된 공급망 분야 블록체인 표준화 기관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그림 | BiTA 가입 기업 예시 (출처: BiTA)

3. 블록체인은 어떤 환경에서 효과가 있을까?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블록체인 시스템은 분산된 환경에서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거래 기록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존의 중앙집중형 통합 관리 시스템에서도 원산지 추적, 농축산물 거래 이력 추적 등이 가능하였지만, 특정 기관 및 플랫폼에의 종속 문제, 표준화 문제, 서로 다른 기업 간의 신뢰 문제, 높은 운영 비용, 유연하지 못하고 경직된 시스템 운영 등의 문제로 시스템 활용도가 낮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은 특정 플랫폼에의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다양한 참여자들이 유연하고 손쉽게 서비스에 참여하고 주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상호 공유하는 신뢰 기반을 마련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록체인 기술의 분산합의 프로세스, 채굴 과정에서의 인센티브 등이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면서도 낮은 비용으로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가. 복잡하고 참여자가 다양한 프로세스로 구성된 비즈니스

참여자가 많고 복잡한 절차로 구성된 프로세스, 서류 작업이 많고 매번 증빙 서류 및 이에 기반한 승인 절차가 필요한 프로세스 등에서 블록체인의 투자 대비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프로세스가 소수의 참여자로 구성되고 상호 신뢰가 이미 구축되어 있는 경우나 표준화가 잘 되어 있어 별도의 시스템 구축 필요없이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던 기존 프로세스에서는 굳이 블록체인을 도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나. 상품 및 서비스의 진위 여부가 중요한 비즈니스

가짜 상품, 거래 기록 위변조 등이 빈번하여 이를 구분하기 위해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비즈니스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거래 이력 추적 시스템이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짜 상품이 넘쳐나는 온라인 오픈마켓, 암시장, 식품 안전을 헤치는 가짜 식품, 원산지가 불분명한 상품들로 인한 피해가 큰 상황에서 거래 이력을 추적하여 문제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면 전체 공급망 관리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이다.

다. 데이터 표준화가 중요하고 서류 작업이 빈번한 비즈니스

국제 물류 및 무역과 같이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서류 작업이 과도하지만 데이터 표준화가 명확히 되어 있지 않아 수작업이 많은 비즈니스에서는 블록체인을 통해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의 모든 프로세스가 연계되는 것이 중요하다. 블록체인은 거래기록을 저장하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데이터 표준화를 가능하게 하고, 이는 곧 표준화된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새로운 서비스가 생성되는데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4. 블록체인 기술의 한계는 무엇인가?

블록체인의 다양한 장점과 기대 효과에도 불구하고 현재 실증 테스트중인 블록체인 기술은 기술적 특성상 한계를 가지고 있다.

1) 블록체인은 수수료가 없는 시스템인가? 블록체인 구조와 이론, 위키북스 참고

블록체인 기술을 이야기할 때 중앙집중형 거래 정보 관리 시스템 대비 낮은 운영비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실제 블록체인을 운영하는데 투입되는 비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비트코인의 예를 들어보면, 거래기록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채굴 과정이 불가피하고, 상호 경쟁에 따른 선순환 효과를 위해 가장 빨리 채굴에 성공한 참여자에게 인센티브가 제공되는 프로세스는 결과적으로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더 빠른 컴퓨터를 투입하고 채굴을 위한 문제 풀이에 컴퓨팅 자원을 대거 투입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전기 및 운영비 지출이 불가피하고, 경우에 따라 전체 비트코인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전세계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수수료 문제가 아직까지 심각한 것으로 부각되지 않은 이유는 채굴 과정에서 인센티브로 받게 되는 비트코인이 있기 때문에 수수료를 받지 않더라도 채굴에 따른 인센티브를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실물화폐로 환전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10분에 하나의 블록을 생성하게 되는데 2017년 이후 1블록당 12.5비트코인이 보상으로 제공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 보상으로 제공되는 비트코인은 144블록 1,800비트코인이다. 1년으로 환산하면 최대 657,000비트코인이 블록체인 유지에 따른 보상으로 제공되는데, coindesk 기준 2018년 4월 1비트코인당 7,380달러이므로 연간 비트코인 시스템 운영에 따른 보상으로 지급되는 인센티브는 최대 48억달러에 이른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시스템 참여에 따른 원가가 48억달러 이하라면 모든 참여자들은 일체의 수수료를 받지 않고 인센티브 만으로 시스템 운영이 가능하겠지만,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거나 채굴 경쟁에 따른 투자로 투자비 및 운영비가 급격히 상승한다면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결국 수수료없이 자발적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은 불가능하고,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을 어떤 수수료 체계, 인센티브 체계로 운영할 것인지 시스템 설계시 미리 적절한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실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공개된 퍼블릭 블록체인들은 블록체인 기반 기술은 동일하지만, 채굴 프로세스나 블록 구조 등에서 서로 차별화되고 있다.

인센티브 구조가 명확하지 않은 블록체인은 시스템 운영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퍼블릭 블록체인이 아닌 소수의 참여자들이 신뢰에 기반하여 운영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운영될 수 있지만 이 경우 퍼블릭 블록체인의 장점을 상당 부분 희생하고 과거의 중앙집중형 시스템과 유사한 형태로 회귀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 블록체인으로 실시간 공급망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는가? 블록체인 구조와 이론, 위키북스 참고

블록체인의 가장 큰 특징은 거래 기록을 하나의 블록에 묶어 이를 참여자들이 승인한 후 체인에 연결하는 거래 기록 방식이다. 블록에 묶어 이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위변조 여부가 판단되고, 거래 잔고 등 특정 상태를 직접 기록하는 방식이 아니라 거래 기록을 순서대로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기에 위변조에 강하고 과거의 거래기록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블록을 묶어야 한다는 특징 자체가 본질적으로 거래 기록 승인에 일정 수준의 시간 지연이 불가피함을 의미한다. 비트코인의 경우 10분 단위로 블록이 생성되기 때문에 특정 거래가 이루어진 후 해당 거래가 정상적인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최대 10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 블록이 생성되고 나서 이를 전체 네트워크가 승인하는 단계를 거친 후에야 비로소 거래가 제대로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실시간 공급망 가시성이 0.1초 이내의 즉각적인 가시성의 개념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물론 컴퓨터 기술의 발전으로 블록 생성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겠지만, 당분간 블록체인 기반 기술은 몇 분단위의 실시간 가시성을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3) 블록체인이 복잡한 거래를 동시다발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가? 블록체인 구조와 이론, 위키북스 참고

블록체인이 블록을 생성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고려할 때 1초에 기록가능한 거래는 일정 수준이하로 제한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비트코인의 경우 1초에 최대 7건의 거래를 기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하루로 환산하면 하루 60만건 이내의 거래를 기록할 수 있다. 국내 은행의 경우 하루 60만건 정도 거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는 것을 참고해보면 비트코인이 전세계적인 결제 플랫폼이 되어 거래량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 시스템 안정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거래 기록을 순서대로 저장함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블록체인 사이즈가 커지게 되는데, 최초의 블록체인 설계에 오류가 있을 경우 거래량이 늘어날 때 이를 반영하여 수정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4) 블록체인에 기록된 거래 기록은 법적인 효력이 있는가? 블록체인의 활용과 규제 현황, 금융연구원

블록체인이 기술적/이론적으로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과거의 거래기록을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블록체인에 기록된 거래 정보를 법적, 제도적 틀 안에서 활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비트코인의 경우만 하더라도 글로벌 송금이 가능하고 거래소를 통해 실물화폐로 환전되고 있지만, 법적으로 금융서비스로 보장된 상황은 아니다. 다양한 블록체인 기술들을 검증하고 이들이 무결점의 완벽한 서비스라는 것을 보장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5) 블록체인 기술이 없으면 불가능한 서비스가 있는가?

지금까지 실증테스트되고 있는 대부분의 블록체인 서비스들은 기존에도 이미 존재하던 서비스를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서비스로 테스트하는 것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국제물류, 국제무역, 금융 등 블록체인 서비스가 테스트된 영역에서 이미 정보시스템들이 구축되어 있고, 프로세스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상호 정보를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해 왔던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존 서비스로는 불가능했던 서비스를 블록체인 기술에 의해 마침내 가능하게 된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고, 대부분의 서비스는 블록체인 기술이 없더라도 크게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존의 중앙집중형 서비스나 기타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들과의 차별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6) 블록체인 기술만으로 거래기록을 완벽히 증명할 수 있는가?

블록체인 기술은 실제 실물 거래를 그대로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화된 정보를 신뢰한다는 전제하에 거래 기록을 블록으로 묶어 저장하고 이를 활용하여 위변조 여부 및 거래 이력 추적에 활용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 디지털화된 정보 자체가 잘못된 정보라면 이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IBM와 중국 월마트 사례에서 돼지고기 거래 이력 추적을 하는 과정에서 특정 가게에서 판매되는 돼지고기가 블록체인에 저장된 바로 그 돼지고기인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다이아몬드의 거래 이력, 컨테이너의 운송 이력 및 온도 정보 등을 실물에서 디지털 정보로 변환하는 과정에 대한 신뢰 및 자동화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시스템 고유의 장점 및 특징으로 인해 블록체인 시스템에 대한 연구 및 실증 테스트는 매우 활발한 상황이다. 현재의 기술적 한계들은 블록체인 시스템의 연구 및 실증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해소되어 실제 사용 가능한 수준에서 글로벌 거래를 지원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측되어 현재의 기술적 한계들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IndustryARC의 “Blockchain in Supply Chain Market”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에서 2023년 사이 블록체인 기반 물류/SCM 시장의 규모가 매년 48.37%씩 성장하여 2023년 424백만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5.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물류/SCM의 미래는?

블록체인을 통해 다수의 참여자가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고 거래 기록을 위변조없이 관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면 물류 및 SCM 프로세스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물류 및 SCM 운영 프로세스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보하고 이를 저장하거나 공유하는 프로세스가 매우 복잡하고 비용 대비 효과가 낮다는 점이다. 데이터 분석 및 최적화, 전략적 의사결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충분히 제때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이는 곧 물류 및 SCM 프로세스의 비효율성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블록체인 기술은 물류 및 SCM 운영 프로세스의 각 영역을 디지털화하는 핵심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 물류/SCM 프로세스의 디지털화: 사물인터넷 기반 플랫폼 비즈니스

온라인 비즈니스 및 기업의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제조 공장 및 유통은 디지털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반면 기업과 기업간의 공급망 연계, 다수의 기업이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이동하는 물류프로세스를 연결하는 물류/SCM 분야는 디지털화가 더딘 것이 현실이다.

주요 포인트에서의 디지털 정보 생성은 상당 부분 진척되었지만, 전체를 하나의 체계 속에서 가시성을 확보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모든 상품에 RFID 태그가 붙어있고, 모든 현장에 센서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물류/SCM 운영 프로세스는 중간중간 끊김이 발생할 수 밖에 없고 이는 전체 프로세스의 유기적 연계를 가로막는 장애물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블록체인이 디지털 정보의 실시간, 끊김없는 연결을 지원하게 된다면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사물인터넷 기술의 발전으로 더 많은 기기와 상품, 이동수단에 센서가 부착되고 이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될 것이기에 사물인터넷과 블록체인의 연계를 통한 디지털 정보와 실물 정보의 연결, 더 나아가 end-to-end 공급망 전체의 디지털화가 가능해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보다 저렴하고 손쉽게 활용가능한 사물인터넷 기술을 개발하고, 실물 정보를 디지털 정보로 전환하는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정보에 기반하여 블록체인은 물류/SCM 프로세스를 구성하는 다수의 참여자들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에서 소개한 Everledger와 같이 실물 정보와 디지털 정보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 Machine Vision과 같은 기술의 발전이 필요할 것이다.

2) 거래 승인 및 대금 정산: 스마트 계약과 가상화폐

물류/SCM 프로세스 운영에 있어 어려운 부분은 수작업 및 서류에 기반한 프로세스 운영으로 거래가 이루어진 후 거래 승인 및 이에 따른 대금 정산 등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낭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거래가 이루어진 후 한참이 지난 후에야 대금이 정산되어 소규모 영세 사업자의 부담이 가중되기도 한다. 이 부분에서 블록체인의 스마트 계약 기술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더리움와 같은 블록체인 기술에 접목된 스마트 계약은 미리 정해진 조건으로 계약을 디지털화하고, 블록체인을 통해 거래 승인이 이루어질 경우 해당 조건을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되면 즉시 계약을 실행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 그림 | 스마트 계약을 적용한 물류 프로세스(출처: Blockchain Smart Contract, Cognizant)

이때 스마트 계약을 이행하는데 있어 실물 화폐가 아닌 가상 화폐가 과거의 어음과 같은 역할을 하며 소규모 영세사업자에 대한 대금 정산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가상 화폐를 통해 물류/SCM 프로세스가 동기화되면 비로소 상품의 흐름 (Physical Flow), 데이터의 흐름 (Data Flow), 돈의 흐름 (Financial Flow)가 모두 동기화된 완벽한 통합 물류/SCM 프로세스 운영이 가능해진다. 또한, 대금 정산에 활용되는 가상 화폐는 블록체인 시스템을 운영하는 블록 채굴 과정의 인센티브로도 활용되어 전체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3) 거래 이력 추적 및 위변조 방지: 블록체인과 물류/SCM 신뢰도 제고

다이아몬드 및 명품브랜드 제품과 같은 고가품에서 안전성이 중요한 식품에 이르기까지 물류/SCM 프로세스를 통해 관리되는 모든 상품의 거래 이력이 블록체인에 저장되기 시작하면 가짜 상품, 위변조 자체가 불가능해져 투명한 거래가 가능해지고 물류/SCM 프로세스의 신뢰도가 올라갈 것이다.

이러한 신뢰도 향상은 단순히 거래이력 추적 및 위변조를 방지하는 기능을 넘어 물류/SCM 프로세스에 참여하는 참여자들의 신뢰도, 평판을 생성하는 중요한 순기능을 가지게 된다.

예를 들어, 물류 업체를 선정하거나 부품 공급업체를 선정할 때, 단순한 비용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에 저장된 각 업체의 과거 기록을 검토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고 기업간 신뢰도를 높여 업체 신뢰도 검증 및 신뢰도 낮은 기업의 참여로 높아졌던 관리 비용을 최소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4) 데이터 기반 최적 운영: 빅데이터, 인공지능 그리고 애널리틱스

물류/SCM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는 결과적으로 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기초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는데 기여하고, 이를 통해 인공지능 및 애널리틱스 등 분석 기법이 물류/SCM 프로스세를 최적화하는데 기반이 될 수 있다.

물류/SCM 프로세스 운영은 노하우에 기반한 수작업을 벗어나 데이터 분석과 최적화에 기반한 최적 운영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고, 이는 물류/SCM 참여기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인건비와 재료비, 구매 원가를 최소화하여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아니라 최적 의사결정을 활용한 최적화를 통해 비용이 최소화되고 서비스 품질이 향상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인접 기술과 분야와 접목되어 향후 물류/SCM 프로세스 운영의 핵심 인프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이다. 이 분야는 아직 글로벌 기업들도 실증 테스트에 머무르고 있고, 가장 효과적인 응용 방법론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블록체인의 분산형 거래 지원 기능이 제공하는 유연성과 확장성, 투명성은 물류/SCM 분야의 기업간 거래를 효율화하고 디지털 물류/SCM 생태계 구현의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 로봇 등의 기술과 함께 물류/SCM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를 이끌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 기술은 세계 시장에서도 기초 단계에 머무르고 있기에 국내 기업과 학계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가 필요하며, 블록체인 기반 물류/SCM 생태계 구축을 위해 관련 참여자들이 적극 노력할 경우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기에 빠른 의사결정과 집중적 연구개발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글로벌 시장의 기술 개발 및 실증 테스트 속도를 고려할 때 우리에게 주어진 골든타임을 적극 활용해야 할 때인 것이다.